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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도 안심 못 하는 통풍... "방치 시 심혈관 질환 위험 높아져"


통풍은 체내 요산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고 관절과 혈관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전신 대사 질환이다. 통풍의 증상은 흔히 극심한 '엄지발가락 통증' 정도로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요산 결정이 혈관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주로 중장년층에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식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2030 세대 사이에서도 통풍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류마티스 내과 전문의 김민교 원장(더편한류마마디의원)과 함께 통풍의 원인과 올바른 관리법을 짚어본다.

통풍은 엄지 발가락이 아픈 관절염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떤 질환인가요?
통풍을 이해하려면 먼저 '요산'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 중 '퓨린'이라는 성분이 몸속에서 대사 되면서 요산으로 바뀝니다. 우리 몸이 녹일 수 있는 요산의 한계치를 넘어서면 관절에 침착하게 되는데, 이것이 폭발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통풍 관절염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 요산이 관절뿐만 아니라 혈관, 심장, 콩팥 등 전신 장기에도 쌓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단순한 관절염이 아닌 전신 대사 질환으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최근 2030 젊은 층에서 통풍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원인은 식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입니다. 고기나 기름진 음식 등 퓨린이 많은 식단은 물론, 탄산음료나 주스에 들어있는 '액상과당'이 간에서 요산 생성을 촉진합니다. 또한 최근 젊은 층의 운동 열풍도 영향을 미칩니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 먹는 일부 고단백 식단이나 단백질 보충제에도 퓨린이 많습니다. 여기에 바디 프로필 준비나 마라톤 등으로 몸에 수분이 부족(탈수)해지면 혈액 내 요산 수치가 크게 요동치면서 통풍 발작이 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흔히 통풍하면 '치맥'을 떠올리기도 하는데, 요즘 유행하는 하이볼은 괜찮을까요?
맥주에는 통풍을 일으키는 퓨린이 많이 들어있어 안 좋은 것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소주나 위스키는 괜찮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도수가 높은 술의 알코올 성분 자체가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요산이 배출되는 것을 억제합니다. 특히 요즘 즐겨 마시는 '하이볼'은 요산 배출을 막는 위스키에 요산 생성을 늘리는 액상과당(탄산음료)을 섞어 마시는 형태라 통풍에는 안 좋은 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족 중에 통풍 환자가 있으면 더 위험한가요?
네, 유전적 요인은 강력한 발병 인자입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생활 습관보다 유전적 요인이 통풍 발작에 기여하는 비중이 20배 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30대 이전에 통풍이 자주 발생하는 분들은 식습관 등 환경적 요인보다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훨씬 더 크게 받는다고 볼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왜 유독 엄지발가락에서, 그것도 밤에 통증이 심한가요?
엄지발가락은 심장에서 가장 멀어 체온이 낮기 때문에 요산이 낮은 온도에서 결정 형태로 잘 침착되기 쉬워 관절에 쌓이게 됩니다. 또한 걸을 때마다 하중과 물리적인 스트레스를 받아 염증이 더 잘 생깁니다. 밤에 더 아픈 이유는 밤이 되면 체온이 더 떨어지고, 관절액이 몸으로 재흡수되면서 관절 내 요산 농도가 짙어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밤에는 우리 몸의 천연 항염증 물질인 '코티솔' 호르몬 분비량까지 줄어들어 염증과 통증이 더 심하게 나타납니다.

요산 수치가 높아도 통풍에 안 걸리는 사람도 있던데, 차이가 뭔가요?
수치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오랫동안 높게 유지되었는가'가 핵심입니다. 요산 수치가 살짝 높더라도 그 기간이 짧으면 통풍 확률이 낮지만, 오랫동안 누적되었다면 발병 확률이 높습니다. 젊은 나이에 발병한 분들은 유전적 요인 등으로 인해 이미 어릴 때부터 요산이 오랜 기간 쌓여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통풍 발작이 왔을 때 초기 치료가 왜 중요한가요?
통풍이 처음 발생하면 며칠 아프다가 금방 가라앉거나, 약국에서 진통소염제만 먹고 넘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통증 강도는 세지고 지속 시간은 길어지며 결국 관절이 손상됩니다. 치료 시점도 매우 중요합니다. 발작 후 24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통증과 회복 기간을 3~5일 이내로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48시간 이후에 늦게 치료를 시작하면 통증이 줄어드는 데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회복까지 10~12일이나 걸려 환자의 고통이 배가 됩니다.

요산저하제라는 약은 통증이 없어도 매일 먹어야 하나요?
그렇습니다. 요산저하제는 관절과 전신 장기에 차곡차곡 쌓여 굳어있는 요산 결절을 서서히 혈액으로 녹여서 배출해 내는 역할을 합니다. 통증이 없다고 임의로 약을 끊으면 '리바운드 효과'로 인해 요산 수치가 다시 급격히 오르고 요산이 쌓여 1년 내 재발률이 55%, 3년 내 재발률은 95%에 달합니다.

방치하면 어떤 합병증이 생길 수 있나요?
요산이 혈관 내벽에 쌓여 심한 염증을 일으키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통풍을 치료하지 않는 환자는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콩팥 질환 발병률이 2~4배 증가하며, 장기적으로 사망률이 3배 가까이 높아진다는 학회 통계도 있습니다.

통풍, 평생 관리해야 하는 불치병인가요?
아닙니다. 통풍은 전문의의 진단 아래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본인의 유전력, 간 기능, 심혈관 질환 여부 등에 맞춰 적절한 요산저하제를 처방받고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몸에 쌓여있던 요산을 모두 녹여내어 관절염의 재발과 전신 합병증을 막을 수 있습니다. 단순한 관절 통증으로 가볍게 여기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여 꾸준히 치료받으시길 바랍니다.